이기적인 자식을 둔 부모들의 필독서


어렸을 때 난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아이였다. 집 근처에 살던 친구가 다리를 삔 적이 있었는데 난 등산 약속을 운운하면서 그 친구의 사정을 무시한 채 등산을 강행했다. 반면에 내가 다리를 삐어 걷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는 아픈데 어떻게 등산을 하냐며 그 친구에게 역정을 내며 등산을 거부했다. 그리고 내가 필요할 땐 불러서 쇼핑을 했지만 그 친구가 같이 시내에 나가서 물건 좀 같이 보자고 했을 땐 귀찮다며 거절하기도 했다.

 

한편 집에선 동생들을 늘 내 마음대로 부리면서 도움은 일체 주지 않는 이기적인 오빠였다. 부모님이 나눠먹으라고 먹을 것을 집에 사다놓으면 동생들 것을 남겨두지 않은 채 늘 내가 다 먹어치웠다. 심지어는 동생들이 자기들 먹으려고 사다놓은 것까지 난 동생들의 마음은 전혀 개의치 않고 몰래 먹어치우기까지 했었다. 이로 인해 동생들은 자기들 먹을 것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오빠로서 권리만 누리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나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위 두 가지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지금의 난 그때 내가 왜 그렇게 이기적이었고 사악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역지사지를 학교에서 배워놓고도 실천을 하지 않았기에 난 소중한 친구들도 많이 잃었고 동생들의 마음도 잃었다. 이런 나의 배려 없는 생활은 중학교 2학년 때 나에게 부메랑처럼 날아와 내게 큰 상처를 입혔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난 내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다행히도 고등학교 때 내 인생 최고의 벗을 만나 난 배려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었다. 설교나 조언의 방식이었다면 거부 반응이 있었겠지만 내 친구는 현명하게도 행동을 통해서 나를 깨우쳐주었고 내가 변화하기를 기다려주었다. 덕분에 난 내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고 배려란 무엇인가를 마음속에 확실히 새길 수 있었다.

 

집 근처에 살던 친구에겐 군사우편을 통해 지난 일을 사과했다. 하지만 이기적이었던 나 때문에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동생들에겐 아직까지도 정식으로 사과하지 못했다. 철이 들고 나서 늘 사과해야지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얼굴을 마주하면 그 말이 나오지 않아 지금도 우리 관계는 서먹하기만 하다. 비록 지금도 많이 늦긴 했지만 더 늦어져 서로의 마음의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예전 일을 모두 사과하고 동생들과 우애 좋은 남매로 지내고 싶다.

 

이 책은 배려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인식시켜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위차장이란 경쟁을 통한 성공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주인공을 통해 배려 없는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한다. 그리고 저자는 인도자란 인물을 등장시켜 위차장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배려에 대해 조언해준 뒤 위차장 스스로가 서서히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게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가족을 비롯한 타인에게 이기적이기만 했던 위차장은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배려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배려를 실천에 옮긴다. 덕분에 위차장은 가정과 사회에서 모두 성공을 맛보게 된다.

 

이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인도자가 위차장에게 아스퍼거 신드롬’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아스퍼거 신드롬이란 남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를 뜻한다. 인도자는 위차장에게 간접적으로 아스퍼거 신드롬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하지만 남들에게겐 무자비한 인간사스퍼거(소셜 아스퍼거)까지 언급해가며 위차장의 문제점을 일깨워주려고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스퍼거로 살아온 위차장은 인도자의 말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반박한다. 이에 인도자는 나지막한 어조로“사소하게 생각한 잘못들 때문에 남에게 상처를 주고, 마침내 그것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거야. 알겠나?”라며 다시 한 번 더 위차장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식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난 예전에 내가 딱 사스퍼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에게도 친구에게도 도움은커녕 피해만 주고 이기적인 삶을 영위했던 것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고등학교 때 소중한 절친을 만나서 사스퍼거를 면했기 망정이지 만약 그때 나를 일깨워줄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난 지금까지도 남들에게 피해만 주는 이기적인 사스퍼거로 살았을 것이다. 사스퍼거로 살았던 십여 년의 세월동안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수많은 친구들에게 한없이 미안할 따름이다. 그 친구들에게 고개 숙여 용서를 빈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식당에서 아이들 때문에 부모들 간에 말다툼하는 것을 보고 위차장이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다. 여기서 위차장은 “부모는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모든 것은 어려서부터의 훈련이다.”라고 생각하며 배려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 간다. 내 생각도 위차장의 생각과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이기적인 아이였던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윗사람이면 아랫사람을 보살피고 돌봐야 한다고 가르쳐야 했지만 부모님은 내게 그런 것을 가르치지 않으셨다. 첫째인데도 막내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고도 부모님은 나를 방치했던 것이다. 두 분 다 양가에서 권리보단 의무만 부여받아 살아오셔서 그러셨는지 몰라도 부모님은 내게 첫째의 의무를 되도록 지게 하지 않으셨다. 그로인해 난 동생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도 배우지 못했다. 이런 부모님의 배려 아닌 배려 때문에 난 10대를 힘겹게 보내야 했고 나이에 비해 좀 더 성숙한 아이로 자라게 되었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위차장이 그의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다. 위차장은 그의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다. 말 한마디를 해도 ‘아’다르고 ‘어’다른 건데 나는 네가 마음 아파할 말만 골라서 했잖아.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라고 말하며 사죄한다. 난 위차장이 그의 아내에게 용서를 구한 행동을 칭찬해주고 싶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용서를 비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내가 지금까지도 동생들에게 외면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마땅했지만 그때의 난 어리석은 나머지 동생들에게 무례하게 굴어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던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런 내 마음을 전해 동생들과 돈독한 사이로 지내고 싶다.

 

사스퍼거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철저히 배려를 가르치고 몸에 익히게 해야 한다. 자신의 자식이 배려도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살다 결국은 사람들에게 고립되는 꼴을 지켜보고 싶은가? 자신의 후손이 마음 씀씀이가 넉넉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세상 이치는 시험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하면 풀리지 않는 일이란 없다.”

 

by 최고조조 | 2009/10/09 08:02 | 자기계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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