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론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 아주 고마운 책



손기화 글/남기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이 책은 애덤 스미스가 지은 <<국부론>>을 만화로 만든 책이다. 저자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제도서 중 최초의 종합 경제 교과서라 불리며 21C인 지금까지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국부론>>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라는 도구를 이용해 이 책을 만들었다. 난 학창시절 <<국부론>>라는 책이름만 들어봤을 뿐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부터 <<국부론>>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왠지 부담스러워서 그동안 피했었는데 이 책은 원서나 번역본이 아닌 만화로 되어 있다고 해서 용기를 내서 읽어본 것이다.

 

그런데 분명 책은 만화로 되어 있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솔직히 한 번에 이해하긴 쉽지 않았다. 어느 부분은 유머로 처리해 이해가 쉬웠지만 어느 부분은 여러 번 생각한 후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만화로 되어 있어 원서나 번역서보단 훨씬 접근하기도 용이하고 부담도 적어 <<국부론>>을 체험하기엔 제격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스미스가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점’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난 지금까지 스미스가 영국 출신인 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배웠고 다른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미스가 옥스퍼드 대학교를 다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스코틀랜드글래스고 대학을 다녔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리고 모교인 글래스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논리학을 가르쳤다는 점과 경제학서인 <<국부론>>보다 도덕 철학 서<<도덕 감정론>>이란 책으로 먼저 유명해졌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물론 스코틀랜드1707년영국에 합병되었기 때문에 1723년에 태어난 스미스는 영국인이 맞긴 하다. 그리고 글래스고 대학을 졸업한 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을 했으니 옥스퍼드 출신도 맞다. 하지만 지금도 영국 내에서 스코틀랜드 출신인지 웨일즈 출신인지, 아일랜드 출신인지, 잉글랜드 출신인지를 따지고 있기 때문에 그 근본을 확실히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영국은 당시 옥스퍼드가 글래스고 대학보다 못했다는 점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옥스퍼드 대학을 비판하며 떠나서는 글래스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것도 또한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여기에 스미스를 단번에 유명인물로 만든 <<도덕 감정론>>에 대해서도 영국은 스미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영국은 스미스가 그저 영국인이었고 <<국부론>>으로만 유명한 그런 사람으로 알려지길 바란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인해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미스의 정확한 출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있고 단지 <<국부론>>을 쓴 뛰어난 영국 경제학자로만 인식하게 된 것 같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스미스가 중상주의를 비판했다는 점’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중상주의를 비판했다는 글자만 놓고 보면 스미스가 경제학자가 맞는 의심이 들 것이다. 나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중농주의와 글자가 바뀐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중상주의를 비판한 것이 스미스가 맞고 자유경제를 주장한 경제학자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미스는 중상주의는 독점을 보장받는 대규모 제조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노동자들의 이익을 억압하는 정책이라 비판했다고 한다. 겉보기엔 원료 수입을 장려하고 완제품 수입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중상주의 정책이 옳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론 이와 같이 하면서 완제품 수출에 장려금을 주는 행위는 권력자의 산업에만 큰 이익을 줄 뿐 가난한 자들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료가 싼 값에 자유롭게 수입이 되면 국내의 원료 생산자들은 수입 원료와 끊임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원료의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내 노동자들의 수입은 적어지게 되어 가난한 자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즉 완성품 가격을 높이고 원료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결코 노동자들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스미스는 이런 중상주의의 구조상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상주의를 비판했던 것인데 다들 글자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해석해서 스미스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스미스에 대한 오해’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12장은 ‘국가에 필요한 경비와 그 마련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을 한 가지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스미스가 ‘정부의 역할을 필요악’으로 간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 스미스는 경제에 대해 정부의 간섭이나 규제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경국가를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국가의 역할이 가능한 한 축소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것은 국가를 필요악이라고 여긴 사람들의 주장이지 결코 스미스의 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스미스는 국가를 필요악으로 간주한 이들의 주장과는 반대민간 경제가 발전하여 커질수록 정부의 역할은 더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저자는 전하고 있다. 군대정부가 담당하는 분업이라는 스미스의 주장이 바로 그 근거라 한다. 대부분이 경제를 배우고도 이 같은 오해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스미스에 대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아동을 비롯해서 어른들이 읽어도 무방하다. 만화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흥미도 유발한다. 비록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어렵겠다는 선입견 때문에 두려워 접근도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by 최고조조 | 2010/06/01 10:16 | 청소년/아동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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