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처럼 읽어야 하는 소설

기계공 시모다 (양장) 기계공 시모다 (양장)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박중서 | 북스토리 | 20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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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시모다능력자트래블에어 복엽비행기를 몰며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메시아다. 시모다는 자신이 메시아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치유 능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시모다는 돈이 아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목적으로 비행기를 운행한다. 다만 메시아로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지 않아 트래블에어를 몰며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특이한 메시아다.


 


리처드는 시모다와 마찬가지로 메시아로 1929년형 플리트 복엽비행기를 몰며 세상을 떠돌고 있는 이제 막 자신의 능력을 깨달아 가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메시아인 시모다를 만나기전에는 자신의 능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시모다를 만나 깨달음을 얻어 자신이 메시아임을 인식하게 되고 시모다의 조언과 그가 건네준 메시아 핸드북을 통해 세상 이치를 하나씩 하나씩 알아 나간다. 군중 공포증이 있다는 점이 리처드의 특징 중 하나다.


 


이 책은 장르가 소설이긴 하지만 내용은 영적 구도서 혹은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그래서 소설로 접근해서 이 책을 접한다면 크나큰 실망을 안게 될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소설로 접근한 난 읽는 내내 짜증이 났다. 내가 원하는 재미를 이 책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소설이 아닌 다른 종류 즉 자기계발서와 같은 교훈을 주는 책으로 인식을 하고 나니 이 책이 달라보였고 내게 다르게 다가왔다. 저자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쓴 것인지 아니면 실제 겪은 일을 글로 옮겨 적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한 번으로 이해를 못한 사람은 여러 번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영적 구도서 혹은 자기계발서를 일독했다고 그 내용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여러 번 읽음으로써 이 책의 가치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파트가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이 책은 내가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재미가 없었다. 초반부터 시작해서 책을 다 읽고 덮는 그 순간까지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대개 소설이라 함은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나름대로의 어떠한 재미를 줘야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전혀 그런 재미를 주지 못했다. 즉 소설로서의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 책은 장르가 소설이긴 하지만 내용은 영적 구도서 혹은 자기계발서다. 그래서 재미보다는 교훈에 더 많은 내용을 치중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왕 장르를 소설로 정했다면 읽는 독자를 배려해서라도 재미있는 요소를 넣어 흥미를 유발시켜야 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노력보다는 그저 교훈을 주는 데만 주력해 읽는 독자가 내용을 보고 지루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만약 소설이 독자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면 그 책은 실패작이다. 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인 재미가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은 소설로서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한국인의 정서와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 책의 배경은 미국이다. 그것도 미국의 농촌마을을 주 무대로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적 요소는 소설을 이해하는데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총에 맞아 메시아가 죽는다는 설정은 미국인이라면 모를까 총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선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대통령을 비롯해서 유명인이 종종 총에 맞아 죽는 나라다. 그래서 이들에게 있어서 능력자 혹은 유명인이 총에 맞아 죽는다고 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다른 나라 특히 한국처럼 총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선 메시아와 같은 특별한 사람이 총에 맞아 죽는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총을 자주 접할 수 없을뿐더러 총으로 죽은 사람이 극히 드물고 총으로 죽은 사람 중에서 메시아와 같은 이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한국인의 정서엔 맞지 않다. 미국에서는 메시아처럼 생각되는 이들이 종종 총에 맞아 죽어서 이를 기념하기도 하고 추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들에게는 메시아와 같은 특별한 존재가 총에 맞아 죽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한국에서 메시아 같은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세상을 구할 만한 이가 총을 맞아 죽은 일은 없었다. 즉 케네디 대통령이나 링컨 대통령 혹은 마틴 루터 킹 목사 처럼 대단한 사람이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저격수에 의해 암살당하는 일은 없었다 이 말이다.


 


여기서 하나 예상되는 반론이 있다. 바로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가 피살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육영수 여사는 안타깝게 괴한의 총에 맞아 죽었지만 그녀를 메시아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세상을 구하려는 뜻에서 대통령 부인이 된 것도 아니고 어떠한 능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육영수 여사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총에 맞아 숨진 박정희 대통령을 메시아라고 보는 것은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박정희 대통령은 쿠데타를 통해서 정권을 쥔 사람이다. 즉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나라의 권력을 손아귀에 쥐었던 사람이다 이 말이다. 박 대통령이 한국경제에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은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불필요한 살상을 너무 많이 해서 메시아로 불리기엔 적합하지 않다. 세상에 어떤 메시아가 자신의 백성을 그렇게 함부로 죽인단 말인가! 세상을 구원하러 온 사람이 과연 자신의 의지에 반한다고 그렇게 사람을 마구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메시아다. 그런 면에서 박 대통령은 비록 총에 맞아 죽었지만 책에 나온 메시아와 매치될 수 없기 때문에 나와 같은 한국인들은 이 책에서 메시아가 최후를 맞게 된 장면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소설인데도 재미가 없고 미국적인 냄새가 강해서 한국인들이 과연 이를 잘 받아들일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읽혀져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 책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소설인데도 지나치게 철학적이다. 미국인들은 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니 하는 철학자들과 가깝고 그들의 말에 친숙해서 철학적 내용이 잘 통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다르다. 한국인들은 철학서적과 접할 기회가 적고 그런 내용에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해도 재미가 없거나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으면 그런 책은 외면받기 쉽다.


 


하지만 미국인들도 그러했듯이 우리도 이 책을 영적 구도서 혹은 자기계발서처럼 읽는다면 희망이 없지 않다. 이 책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소설이다. 하지만 내용은 종교서적 혹은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이 책을 소설로 받아들이기 보단 자기계발서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낫다. 소설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재미가 없어서 안 좋은 평가를 하게 되겠지만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이 책은 분명 다르게 와 닿을 것이다. 소설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이 책이지만 교훈적인 면도 많고 생각하게 하는 내용도 많이 있어 영적 구도서 혹은 자기계발서로서는 꽤 괜찮은 책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읽는다면 이 책은 사람들 모두에게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내가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점을 간과했다. 다시 말해 재미없는 이야기 전개로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했고 한국인의 정서와 먼 결말로 가슴에 와 닿게 하지도 못했다. 만약 이 두 가지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좋은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독자들에게 외면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극복은 책에 달린 것이 아니라 독자인 우리에게 달려 있다. 독자인 우리가 이 책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재미없는 소설로 전락할 수도 있고 한국인의 필독서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떠한 깨달음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과연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 겁니까?”


 


“당신의 한계는 이렇다고 주장해버리면, 당신은 정말로 그런 한계를 갖게 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상처를 받고 안 받고는 우리 각자가 결정하는 거예요.”


 


“우리 모두에겐.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당신 삶의 모든 사람들, 또 모든 사건들이 거기 있는 까닭은 당신이 그것들을 그리고 끌고 왔기 때문이다.”


 


“지구 상에서 당신의 사명이 끝났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시험이 하나 있다.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사명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by 최고조조 | 2011/02/06 18:54 | 소설/수필/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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