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8월 19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상과학소설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양장) - 서울대 도서관 대출 3위 츠츠이 야스다카(Yasutaka Tsutsui), 김영주 | 북스토리 | 20070607 평점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이 책은 시공간을 뛰어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상상하게 만드는 공상과학소설이다. 저자는 뛰어난 필력과 특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과학의 발달로 인해 타임리프(시간도약)와 텔레포테이션(공간이동)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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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난 이 원작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접했다. 그리고 백 투 더 퓨쳐라는 영화를 통해 시간여행이란 어떤 것이란 걸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책을 통해 이 이야기를 만났을 때 그다지 새롭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의 주장 중 전에 다른 매체로부터 얻은 관념과 부딪히는 주장이 나오면 반감이 생겼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내용구성이나 전개 그리고 캐릭터에는 별로 불만이 없었는데 이 책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저자의 몇 가지 사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심기가 불편했던 점이 불만이라면 불만이었다.
이 책은 총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동시에 두 사람의 같은 인간이 존재한다는 걸 모순’이라고 이야기한 부분이다. 주인공인 가즈코는 후쿠시마 선생님이 일부러 위기상황을 연출해 준 덕분에 다시 타임리프 즉 시간도약을 하게 된다. 처음엔 자기가 왜 타임리프를 하게 되는지 몰랐던 가즈코였지만 후쿠시마 선생님과의 상담 덕분으로 가즈코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시간을 도약할 수 있게 되는지 확실히 인식하게 된다. 두 번째 타임리프를 한 가즈코는 자신의 집으로 향하며 과연 자신이 과거에 존재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저자가 개입해 이상한 논리를 펼친다. 그 논리인즉슨 동시에 두 사람의 같은 인간이 존재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에 시간도약을 해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서로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논리가 과연 타당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래의 내가 과거로 돌아갔어도 과거의 난 존재하는 것이 논리상 맞기 때문이다. 저자가 현재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도 과거의 나와 만날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을 편 것은 타임머신이 개발이 되어도 과거의 자신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인식을 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만약 시간을 도약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개발된다면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려 들 것이다. 나 또한 이런 상상을 수도 없이 했었다. 만약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과거의 나에게 충고도 해주고 가르침도 주어 시행착오 없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아무리 타임리프를 통해 과거로 간다고 해도 자신을 만날 수 없다면 과거로 간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저자는 만약 실제로 타임머신이 발명되면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어 발명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으려던 것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초능력을 가진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게 만든 젼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초능력을 가지길 꿈꾼다. 어렸을 때 한 번이라도 이런 상상을 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괜히 슈퍼맨과 같은 슈퍼 히어로를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다. 초능력자가 지닌 특별한 능력을 우리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초능력자를 동경하고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꾸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가즈코를 통해 초능력을 가지는 것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암암리에 주입시키고 있다. 가즈코는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음에도 기뻐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특별한 능력이 생기면 좋아 날뛰고 그 능력을 발휘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려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즈코는 시공간을 넘어 과거로 가서 시험도 다 예측할 수 있고 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는데도 좋아하기는커녕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보는 게 싫다면서 초능력을 버거워한다. 이는 혹 누군가가 타임리프와 텔레포테이션 능력이 생겨도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인식을 우리에게 심어주려는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시공간 초월능력의 장점보단 단점을 부각시킨 것은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확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라 하겠다. 상상력을 자극시켜준 건 고마운 일인데 제약을 만들어 그 이상을 꿈꾸지 못하게 한 점은 옥의 티다. 남들과 다른 것을 극도로 싫어해 이지매 문화까지 양산한 일본이고 보면 이런 저자의 생각이 저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미래의 시간 여행자가 세운 규칙’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이 책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시간 여행자는 가즈코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먼저 자신은 이 시대 사람이 아닌 미래인이며 타임리프와 텔레포테이션을 통해 과거인 이 시대에 왔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론 과거 시대의 사람에게 미래의 일을 말해선 안 되고 기본적으론 역사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장면에서 저자는 가즈코의 입을 빌려 이것이 미래 시대의 법률이며 위반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는데 이 또한 저자의 생각을 우리에게 각인시키려는 수작이 아닐까 싶다. 만약 미래인이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면 나름의 규칙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분별하게 자행되면 시간이 꼬여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고 지금처럼 시간여행이 불가능한 시기에는 이런 저런 가능성을 열고 상상해보는 것이 더욱 유익하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우리의 자유로운 상상을 나쁜 것으로 치부해 제약하려고만 하고 있다. 과거인이 미래인의 일을 알게 되면 역사가 혼란해지고 역사를 바꾸게 되면 나쁜 사람이 나타나 커다란 소동이 난다는 식의 생각을 주입시켜 애초에 그런 걸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미래의 법률은 미래에서 결정할 일이다. 즉 시간 여행이 가능해질 시점에 가서 법률을 만들든 말든 의논해야 한다 이 말이다. 아직 그런 시대도 오지 않았는데 미리부터 그런 상상을 제약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자신의 쓸데없는 우려까지 우리에게 인식시키려 한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굳이 서울대 도서관 대출순위 5위안에 들었다는 걸 내세우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내가 아쉬운 것은 좀 더 일찍 이 책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시간여행 관련 영화나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 만났으면 어땠을까? 만약 이 책을 제일 먼저 접했다면 좀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 상상력을 자극받고 싶다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미래에서 기다릴게, 꼭 기다릴게…….”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by | 2011/08/19 23:59 | 소설/수필/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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